| |
|
|
| |
|
 |
| |
|
|
| |
 |
 |
사당은 가족의 성지. 영화와 기쁨을 나누는 의식이 거행되는 곳이자 남존여비 사상이 지배하던 시대의 여인들은 들어갈 수 없던 성역이다. 하지만, 휘주 '사'가의 사당은 한 여인과 떨어질 수 없는 깊은 연관을 지닌다. 명말, 휘주의 사가는 같은 조상을 두었으나 파(派)가 달라 전(前)사가와 후(候)사가로 나뉜다. 전사가의 장손 치경과 후사가의 장손 치성은 한 날 한 시에 사당에서 혼례를 치른다. 경사스런 잔칫날 치경의 처 수운은 높디 높은 사당의 문지방을 넘다 넘어져 부군 치경을 다치게 하며, 양가의 어른들에게 불길한 예감을 느끼게 한다. 사실 수운은 치성과 함께 자라며 서로 평생을 약속한 사이였지만 운명의 장난으로 치경과 혼례를 올리게 된다. 신혼의 생활이 얼마 지나지 않아 치경과 치성은 모두 외지로 장사를 하러 떠나고 이때부터 수운에겐 '백년가약을 맺어도 부부 연은 3년뿐' 이라는 말처럼 휘주의 여인이라면 피할 수 없는 기다림의 세월이 시작된다.
수운의 시아버지 수재는 전사가의 가주로 줄곧 종문의 최고 자리인 장사인을 놓고 후사가의 가주인 숙부와 보이지 않는 다툼을 벌여왔다. 그러나 자신은 수십 년을 공부해도 과거에 합격하지 못해, 결국 모든 희망을 마을에서 신동으로 불리는 막내아들 치상에게 건다. 후사가의 숙부 또한 세명의 아들이 아닌 장손 치성에게 한껏 기대를 걸고 정성을 다해 공부 시킨다.
결국 후사가의 셋째 아들 격비가 과거에 급제하자 양가의 장사인 다툼은 극에 달하고 수재는 수운의 부친 정지맹을 초청해 공연하게 하며 이를 계기로 다툼을 막고자 한다. 수운의 부친 역시 정성껏 공연을 준비하나 운명은 또다시 잔인하게도 수재의 딸 옥분과 극단의 배우가 함께 도망가게 한다. 한편 수운은 불과 20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대가문의 버거운 짐을 모두 그 작은 어깨에 짊어진다. 시동생 치상은 병을 앓아 한시도 곁에서 떨어지지 않으려 하고 집으로 잡혀 온 옥분은 가법에 따라 가혹한 처벌을 받는다. 남편 치경은 집을 떠나 8년 만에 돌아오며 뛰어난 미색의 첩과 막 태어난 아들을 데리고 들어온다. 개인과 가족, 가문과 국가 그리고 욕망과 도의, 영예와 치욕, 사랑과 원망을 그리는 대사당. 대사당은 중국인의 끊이지 않는 민족정신을 생생히 그려낸다.
|
|
|
| |
|
|
|
|
| |
|
|
|
